뜻밖의 협동, 찰나의 온기로 뜨끈한 여름
장마 탓에 공원에서 하천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이 안전띠로 통제되어 있었다. 산책을 하던 중, 하천 쪽에서 올라오는 야쿠르트 전동차를 만났다. 전동차에서 내려 '이를 어쩌나'하는 표정으로 발을 동동 굴리는 아주머니.
주변에 있던 산책객들과 우리 일행의 움직임은 그 순간 기민해졌다. 모두가 말하지 않아도 같은 곳을 보며 고민했다. '어떻게 길을 내어드릴까.' 한 명은 위쪽 안전띠를 들어 올리고, 다른 한 명은 아래쪽 끈을 발로 밟아 눌러 내렸다. 길을 터주는 사람들의 손길이 일사불란했다. 전동차는 사람키보다 높아 지나갈 수 있을까 염려하던 그 때 아주머니가 무사히 통과하시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우리는 모두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아주머니는 '감사해요, 좋은하루 되세요' 라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인사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각자의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런 게 진짜 쿨함이란 거구나.
사람들이 가진 다정함의 총량이 이렇게나 많다는 걸 느낀 마음 따스한 저녁 산책시간. SNS에서 보는 세상의 절반 이상은 험악하고 무서워서인지, 현실에서 만나는 세상이 따뜻해서 더 감사하고 기억에 남는 오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