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화장품, 나와 동물 모두를 위한 선택

바르는 것이 달라지면 세상이 조금 달라진다.

요즘 올리브영 매장에서 V 마크가 붙은 제품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비건 화장품이다. 단순히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선택일뿐만 아니라, 내 피부에 무엇을 바르는지 더 꼼꼼하게 따지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트렌드다. 그런데 비건 화장품이 정확히 뭔지, 일반 화장품과 뭐가 다른지는 막상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1. 비건 화장품이 뭔가

  • 동물 유래 원료 배제된 화장품

꿀, 벌왁스(밀wax), 콜라겐(어류나 동물성), 캐시미어, 사향 등 동물에게서 얻은 성분을 일체 사용할 수 없다. 비건 화장품은 식물성 원료를 사용한다.

  • 동물 실험을 하지 않은 화장품

비건 화장품은 원료 단계부터 완제품이 나오는 순간까지 동물 실험을 절대 하지 않는다.

* 자주 헷갈리는 개념도 먼저 정리해두자.

  • 비건 ≠ 크루얼티프리

비건은 동물성 원료를 배제한다.
크루얼티프리는 제품·원료·공급망에서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것이다.
즉 비건 인증을 받은 제품이라도 어딘가의 공급망에서 동물실험이 이뤄질 수 있고, 반대로 동물실험은 하지 않지만 동물성 원료를 사용할 수 있다. 완전한 의미의 비건 화장품은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크루얼티프리와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는 두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 비건 ≠ 천연·유기농

비건이라고 해서 천연 성분만 쓰는 건 아니다. 반대로 천연 화장품이라도 꿀이나 라놀린 같은 동물성 성분을 쓰기도 하는데 그것은 비건 화장품에 속하지 않는다.

2. 어떻게 인증받는 걸까

비건 화장품임을 증명하는 공인된 인증 기관들(해외)이 있다.

  • 현재 대한민국 식약처나 정부 기관에서 공식적으로 인증하는 '국가 공인 비건 인증 마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시중에 유통되는 비건 화장품들은 정부가 아닌 민간 인증기관(국내외)의 심사를 거쳐 인증 마크를 부득이하게 획득하고 있습니다. (예: 한국비건인증원, 영국의 The Vegan Society, 프랑스 EVE VEGAN 등)

  1. 리핑버니(Leaping Bunny)

뛰어오르는 토끼 모양의 이 마크는 제품 생산의 모든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국제비영리단체 크루얼티프리인터내셔널이 부여한다.

  1. 비건 소사이어티(Vegan Society)

영국 비건 협회 인증이다.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것을 기본으로 밀랍, 라놀린, 꿀, 우유, 계란 등 2차 동물성 성분까지 전혀 포함되지 않아야 하는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야 한다.

  1. EVE VEGAN(이브 비건)

프랑스 기반 유럽 인증이다. 국내 브랜드들이 많이 취득하고 있다.

  1. PETA (피터라)

동물실험 반대 단체 PETA의 인증이다. 크루얼티프리와 비건 두 가지로 나뉜다.

출처 | 주간신문

3. 비건 화장품이 나에게 좋은 이유 3가지

  • 피부 저자극

동물성 원료를 배제하고 식물성 성분 위주로 구성되다 보니 피부 자극이 낮은 제품이 많다. 동물성 원료(예: 라놀린, 동물성 콜라겐, 달팽이 점액 등)나 동물성 지방 성분은 입자가 크거나 모공을 막아 트러블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다 . 비건 제품은 대개 식물성 오일과 추출물 위주로 만들어져 피부 자극이 적고 순하다. 동물성 콜라겐, 라놀린, 카민 같은 성분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에게는 특히 유리하다.

  • 신체 정화

화장품뿐만 아니라 식단이나 라이프스타일 전반에서 비건을 지향할 경우, 가공된 동물성 포화지방이나 항생제, 호르몬 잔류물 노출이 줄어들어 몸이 가벼워지고 염증 수치가 낮아지는 효과를 보는 사람들이 있다.

  • 비건 브랜드의 제품 신뢰도

비건 인증을 받으려면 원료 공급망까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대개 유해 화학 성분, 인공 향료, 파라벤 등을 배제하고 천연·유기농 성분을 지향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피부 건강에 이롭다.이 과정에서 전반적으로 성분에 더 신중한 화장품 브랜드 문화가 만들진다.

  • 가치 소비의 만족감

내가 선택한 제품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알고 사는 것과 모르고 사는 것은 다르다. 환경과 윤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미닝아웃'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고, 비건 화장품은 그 실천 중 가장 접근하기 쉬운 방식이 됐다.

4. 비건 화장품이 동물에게 좋은 점

화장품 업계에서 동물은 오랫동안 성분과 완제품의 안전성을 테스트하는 대상이었다. 토끼, 쥐, 기니피그 등이 피부 자극 테스트, 눈 자극 테스트에 사용돼왔다. 국내에서 동물실험을 금지하는 화장품법 개정안이 2017년부터 시행됐음에도 불구하고 2019년 기준 여전히 2,000마리 이상이 실험에 사용됐다.

비건·크루얼티프리 화장품을 선택하는 것은 이 관행에 소비자로서 반대 의사를 표현하는 행동이다. 수요가 바뀌면 공급도 바뀐다. 비건 화장품 시장이 커질수록 동물실험을 대체하는 방법 개발에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진다. 내 소비가 가진 권력으로 세상을 따듯하게 만들 수 있다는 짜릿함을 느껴보자.

5.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 가격이 더 비싼 경우가 많다 동물성 원료를 대체하는 식물성 원료가 일반적으로 더 비싸고, 인증 취득 비용도 제품 가격에 반영된다.

  • 모든 비건 제품이 내 피부에 좋은 건 아니다 비건이라는 것이 안전하거나 효과가 뛰어나다는 의미는 아니다. 제품마다 피부 적합도가 다르다. 식물성 성분도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 인증이 없어도 비건이라고 표기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비건 화장품에 대한 법적 기준이 없다. 현실적으로 나온 대안은 결국 민간 비건 인증 마크를 확인하는 것이다. 공식 인증 없이 마케팅 목적으로 비건을 표시할 수 있으나 이는 소비자가 과대광고로 신고할 수 있다.

5. 우리나라에서 만날 수 있는 비건 화장품 브랜드

2026년 1월 비건화장품 브랜드 빅데이터 분석 결과 국내 소비자 인식 1위는 러쉬, 2위 아로마티카, 3위 톤28 순으로 나타났다.

  • 러쉬 (LUSH) 영국 브랜드로 국내에 매장이 많다. 전 제품의 약 90%가 비건이며 나머지 10%에도 동물 친화적 방식으로 얻은 꿀, 밀랍 등이 소량 사용된다. 포장을 최소화하는 네이키드(naked) 제품군이 유명하다. 크루얼티프리인터내셔널의 리핑버니 인증을 보유하고 있다.

  • 아로마티카 (aromatica) 국내 브랜드 중 비건과 클린뷰티를 가장 체계적으로 실천하는 브랜드로 꼽힌다. 동물 유래 성분을 배제하고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다는 취지를 공식 채널에서 밝히고 있다. 올리브영에서 쉽게 구매 가능하고, 가격대도 합리적이다.

  • 톤28 100% 비건 인증을 받은 국내 브랜드다. 28가지 이하의 안전한 성분만을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민감성 피부에 특화된 제품이 많고, 성분 투명성에 특히 신경 쓴다.

  • 디어달리아 (Dear Dahlia) 국내 최초로 전 제품이 100% 비건 인증을 받은 고급 뷰티 브랜드다. PETA와 EVE VEGAN 인증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으며, 대리석 패턴의 고급스러운 패키지와 식물성 유래 성분으로 구성된 제품 라인이 특징이다. 립스틱, 아이섀도우, 쿠션 파운데이션 등 컬러 제품들이 트렌디하면서도 피부 자극이 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아떼 (A'PIEU - ATHE) 아모레퍼시픽 계열의 비건 뷰티 브랜드다. 전 제품 비건 인증을 추구하며 올리브영에서 쉽게 구매 가능하다. 합리적인 가격대에 비건 뷰티를 경험할 수 있어 입문자에게 추천된다.

  • 이솝 (Aesop) 이솝은 전 제품이 비건이며 제형과 원료를 동물에게 실험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리핑버니 승인을 받은 브랜드다. 고급 브랜드로 가격대가 높지만, 향과 텍스처, 패키지 디자인까지 웰니스적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자에게 인기가 높다.

비건화장품으로 유명한 아떼

출처 | https://athebeauty.com/product/detail.html?product_no=312&cate_no=24&display_group=1

6. 비건 화장품 현명하게 고르는 방법

공인 인증 마크를 확인한다. 한국비건인증원, 리핑버니, 비건 소사이어티, EVE VEGAN, PETA 중 하나라도 있으면 신뢰도가 높다. 마크가 없다면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에서 비건 정책과 원료 기준을 직접 확인하자. 한 번에 전부 바꾸려 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 쓰던 제품이 다 떨어지면, 그때 비건 버전으로 바꿔가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시작이다.

비건 화장품은 희생이 아니다.

인간이 동물에게 베푸는 연민도 아니다.

내 피부에 더 신중하게,

내가 사는 세상을 조금 더 다정하게 대하는 방식이다.

7. '미닝 아웃' 소비를 돕는 추천 사이트

웰디가 전하고 싶은 말

비건 화장품을 선택하는 것에 대해 엄청난 의지를 가질 필요는 없다. 다음에 선크림이 떨어지면 비건 인증 제품으로 바꿔보는 것, 새 립 제품을 살 때 리핑버니 마크를 한 번 확인해보는 것. 그런 순간들이 쌓여 내 루틴이 되고, 그 루틴이 모이고 모여 시장을 바꾼다.
웰니스는 내 몸을 돌보는 것에서 시작하지만, 그 반경이 넓어져 나와 내가 사랑하는 모두가 살아가는 주변의 생명에게도 영향이 간다. 오늘 바르는 것 하나가 그 시작이 될 수 있다.


썸네일 출처 : 톤28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