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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고 축축한 날, 몸속 더위를 삭히는 음식들
찬 것만 찾다간 오히려 더 지친다.
진짜 더위를 이기는 방법
더운 날일수록 아이스커피, 냉면, 얼음 가득한 음료를 찾게 된다. 근데 왜 먹고 나서 더 늘어지는 걸까. 한의학에는 이런 말이 있다. '열을 다스리되 기운은 해치지 말라(治熱勿傷氣).' 찬 것으로 몸을 식히면 순간은 시원하지만, 위장이 차가워지면서 소화 기능이 떨어지고 오히려 더 피곤해진다.
덥고 습한 여름을 잘 나는 방법은 단순히 시원한 것을 먹는 게 아니다. 몸이 열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게 돕고, 땀으로 빠져나간 에너지를 채워주는 것이다.
1. 수분과 전해질부터
더위는 탈수에서 시작된다
더위에 축 처지는 가장 큰 이유는 탈수다. 땀으로 빠져나가는 건 수분만이 아니다. 나트륨, 칼륨, 마그네슘 같은 전해질도 함께 빠진다. 물만 많이 마시면 오히려 전해질 농도가 희석돼 손발이 저리거나 근육이 뭉치기도 한다.
수박
무게의 92%가 수분이다. 칼륨이 풍부해 땀으로 빠져나간 전해질 보충에 효과적이고, 라이코펜이라는 항산화 성분이 강한 자외선으로부터 세포를 보호한다. 여름에 수박을 먹는 것이 단순한 전통이 아닌 이유다.
참외
칼륨 함량이 높아 체내에 쌓인 나트륨과 노폐물을 배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 비타민 C와 엽산도 풍부하다. 달콤한 과즙에 비해 칼로리는 낮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오이
95% 이상이 수분이다. 체온을 낮추는 냉각 효과가 있어 더운 날 생으로 먹거나 냉국을 만들어 먹으면 효과적이다.
2. 기운을 채우는 단백질
삼계탕이 여름 보양식인 이유
여름에 뜨거운 삼계탕을 먹는 게 이상해 보이지만, 서울성모병원을 비롯한 의료 기관들이 공통으로 권장하는 여름 보양식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더위에 지친 몸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단백질이기 때문이다.
닭 (삼계탕)
양질의 단백질과 콜라겐이 풍부하고, 닭 근육이 가늘고 연해 소화가 잘 된다. 인삼, 황기, 대추를 함께 넣은 삼계탕은 기력 회복에 특화된 조합이다. 땀으로 지친 여름에 가장 현실적인 보양식이다.
전복
칼로리가 낮고 비타민 A, C, 철분, 요오드, 아르기닌 등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기력이 떨어졌을 때 빠르게 회복하는 데 효과적이다. 전복죽으로 먹으면 소화도 편하고 영양 흡수도 좋다.
추어탕 (미꾸라지)
칼슘이 풍부하고 단백질 함량이 높다. 서울성모병원이 삼계탕과 함께 여름 대표 보양식으로 꼽는 이유다.
3. 몸의 열을 내리는 성질의 음식들
한의학에서는 음식에 성질이 있다고 본다. 현대 영양학에서도 일부 식품이 체온 조절과 염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확인됐다.
메밀
찬 성질의 대표 식품이다. 체내의 열을 내려주고 습기를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루틴 성분이 풍부해 혈관 건강에도 좋다. 여름 냉면, 메밀국수, 메밀묵이 여름 음식으로 자리 잡은 데는 이유가 있다.
녹두
동의보감에도 더위를 식히는 식품으로 기록된 재료다. 해독 작용이 있고 체내 열을 내려준다. 녹두죽, 빈대떡, 청포묵이 여름 음식과 잘 어울리는 이유다.
도토리묵
수렴성이 있어 과도한 땀 배출을 줄이고 위장을 편안하게 한다. 여름에 입맛이 없을 때 부담 없이 먹기 좋은 음식이다.
4. 더운 여름철 서양의 선택
해산물
가볍고 소화가 잘 되면서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해 염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여름철 더위로 인한 체내 염증 반응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연어, 고등어, 조개류가 대표적이다.
민트
멘톨 성분이 피부의 냉각 수용체를 자극해 시원한 느낌을 만들어낸다. 실제로 체온이 내려가는 건 아니지만 체감 온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차가운 민트티 한 잔이 여름에 잘 어울리는 이유다.
레몬
비타민 C와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고, 레몬을 넣은 물은 수분 섭취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 이온 음료가 부담스러울 때 레몬물에 소금 한 꼬집을 넣으면 간단한 전해질 음료가 된다.
5. 피해야 할 것들
차가운 음료를 한 번에 많이 마시기
순간 시원하지만 위장에 냉기가 쌓여 소화 기능을 떨어뜨린다. 한의학에서는 찬 음식의 과도한 섭취가 비위의 기운을 손상시켜 여름 내내 피로와 무기력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본다.
기름진 보양식 과다 섭취
삼계탕, 장어처럼 고단백 고지방 식품은 여름 보양식으로 좋지만, 비만이나 고지혈증이 있다면 닭 껍질을 제거하고 너무 자주 먹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카페인과 알코올
둘 다 이뇨 작용이 있어 수분 손실을 가속화한다. 더운 날 카페인 음료를 많이 마시면 탈수가 심해질 수 있다.
더위를 이기는 건 차가운 것을 찾는 게 아니라,
몸이 스스로 열을 조절할 수 있게 돕는 것이다.
웰디가 전하고 싶은 말
무더운 날 아무것도 하기 싫고, 아무것도 먹기 싫고, 그냥 누워있고 싶은 그 마음 충분히 이해돼요. 더위 자체가 이미 체력을 소모시키고 있으니까요.
그럴 때일수록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그작 아그작 오이 하나, 상큼한 레몬 탄 물 한 잔. 이렇게 작은 것부터 챙기다 보면 몸이 조금씩 살아나는 게 느껴질거에요. 올여름도 잘 지나가길 바라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