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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우울감에는 과학적인 이유가 있다.

그리고 소소하게 해결할 방법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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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시작되면 이상하게 기분이 처진다. 할 일은 있는데 손이 안 가고, 딱히 슬픈 일도 없는데 기분이 가라앉는다. 왠지 더 예민하고, 더 피곤하고, 더 아무것도 하기 싫다. 의지가 약한 것도, 예민한 성격 탓도 아니다. 비가 오는 날 기분이 달라지는 건 몸 안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생리적 반응이다.

1. 왜 비 오는 날 기분이 가라앉을까

세로토닌이 줄어든다

기분을 좋게 만드는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은 햇빛의 영향을 받는다. 비가 내리고 구름이 낮게 깔린 날은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이 줄어들고, 그 결과 세로토닌 분비도 줄어든다. 기분이 처지고 의욕이 낮아지는 것은 이 변화의 자연스러운 결과다.

뇌가 낮을 밤으로 착각한다

비가 계속 내리는 날에는 뇌가 빛의 양을 기준으로 시간을 판단하다가 착각을 일으킨다. 낮인데도 밤이라고 인식해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을 평소보다 많이 분비하는 것이다. 그래서 낮 동안에도 졸리고 나른하고, 몸이 무거운 느낌이 든다. 이 상태가 이어지면 수면 리듬이 무너지고, 불면증과 우울감이 함께 찾아올 수 있다.

저기압이 몸을 흔든다

비가 오는 날은 대기압이 낮아지는 저기압 상태가 된다. 이 기압 변화에 민감한 사람들은 두통을 느끼거나 몸이 무겁고 붓는 느낌을 받는다. 관절이 쑤시거나 피부가 예민해지기도 한다. 기온·습도·기압 등 날씨 변화가 두통, 우울감, 관절 통증 등을 유발하는 현상을 '기상병'이라고 부르는데, 독일에서는 이미 기상병 예보를 따로 발령할 정도로 주목받는 분야다.

높은 습도가 체력을 갉아먹는다

장마철 실내 습도는 80% 이상까지 올라간다. 적정 실내 습도는 40~50%인데, 그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습도가 높으면 땀이 증발하지 못해 체온 조절이 어려워지고, 몸이 체력 소모 없이도 지치는 느낌을 받게 된다. 기분이 처지는 것도, 아무것도 하기 싫은 것도 어느 정도는 습도 때문일 수 있다.

비 오는 날 기분이 달라지는 건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몸의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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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장마철을 덜 힘들게 보내는 방법들

거창한 해결책은 없다. 하지만 작고 반복 가능한 것들이 실제로 도움이 된다.

빛을 최대한 확보한다

비가 와도 커튼을 열어두자. 흐린 날의 자연광도 인공 조명보다 세로토닌 분비에 훨씬 효과적이다. 잠깐이라도 창가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차이가 생긴다. 실내 조명을 평소보다 밝게 켜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기상 시간을 지킨다

장마철엔 자꾸 늦잠을 자고 싶어진다. 하지만 기상 시간이 밀릴수록 생체 리듬이 더 흔들리고, 낮 동안 더 피곤하고 더 무기력해지는 악순환이 생긴다. 완벽한 수면보다 일정한 기상 시간 유지가 장마철 리듬을 잡는 데 더 중요하다.

공간을 환기하고 제습한다

눅눅한 공간은 기분도 함께 눅눅하게 만든다. 짧게라도 창문을 열어 환기하고, 에어컨이나 제습기를 활용해 실내 습도를 낮춰주자. 침구를 자주 건조시키고 바닥 물기를 제거하는 것도 생각보다 회복감에 큰 영향을 준다.

따뜻한 음식을 먹는다

기분이 처지는 날일수록 식사를 미루거나 빵 하나, 커피 한 잔으로 넘기기 쉽다. 단백질이 세로토닌 합성의 재료가 된다는 점에서, 달걀이나 두부 같은 단백질과 따뜻한 음식을 의식적으로 챙기는 것이 오후의 에너지를 다르게 만든다. 현미, 콩 같은 비타민 B군이 풍부한 음식도 세로토닌과 멜라토닌 생성에 도움이 된다.

몸을 움직인다

비가 와서 나가기 싫어도, 집 안에서 스트레칭 10분이나 가벼운 실내 운동만으로도 기분이 달라진다. 잠들기 2~3시간 전 30분 정도의 규칙적인 신체 활동은 장마철 수면 질을 높이는 데도 효과적이다.

짧게라도 연결된다

장마철에는 외출이 줄면서 고립감이 커지기 쉽다. 긴 대화가 부담스럽다면 가족이나 친구에게 짧은 안부 메시지 하나만 보내도 충분하다. 나를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는 감각 자체가 기분을 다르게 만든다.

비 오는 날을 버티는 건 의지력이 아니라

작은 루틴들이 쌓인 결과물이다.

3. 이건 우울증과 다른 걸까

날씨에 따라 기분이 오르내리는 것은 대부분 일시적인 반응이다. 하지만 2주 이상 우울감과 무기력감이 지속되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단순한 날씨 탓이 아닐 수 있다. 계절성 정동 장애(SAD)처럼 특정 계절에 반복적으로 우울감이 심해지는 경우도 있어, 이럴 땐 혼자 감당하기보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맞다.

어쨌든, 오늘 기분이 가라앉는 건 이상한 게 아니다. 내 몸이 날씨에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4. 웰디가 전하고 싶은 말

장마는 매년 오죠. 그리고 매년 알면서도 힘들게 느껴지기도 해요. 그러나 그걸 이겨내야 하는 극복과제가 아니라, 그 안에서 나를 조금 더 챙기는 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답니다. 오늘 창문 한 번 열기, 따뜻한 국 한 그릇 시원하게 먹기, 좋아하는 사람에게 메시지 보내며 몽글몽글함에 빠져보기, 귀여운 강아지 사진 보기.

장마철을 버티는 건 결국 우리가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소소한 것들이에요. 7월 1일 오늘부터 제주도에서 장마가 시작된다고 해요. 여러분들은 어떤 소소한 것으로 장마철을 즐겁게 지나가 보고 싶으신가요? 댓글로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