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까지 과학적으로 밝혀진 꿈의 정체

잠든 뇌는 쉬고 있는 게 아니다.

출처 | Shutterstock

어젯밤 꿈을 꿨는데 일어나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니면 반대로 너무 생생해서 현실과 혼동될 것 같은 꿈을 꾼다.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 나오고,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논리는 없는데 감정은 진짜인 그 세계.

꿈은 도대체 무엇일까.

과학적으로 단 하나의 문장으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현대 뇌과학과 심리학은 이렇게 본다. 꿈은 뇌가 기억을 처리하고, 감정을 조절하며, 경험을 시뮬레이션하는 능동적인 정신 활동이다. 잠든 동안 뇌는 쉬는 게 아니라, 내일을 위해 자기만의 일을 하고 있다는 것.

이론 1.

꿈은 기억을 정리하는 과정의 부산물이다

우리가 하루 동안 받아들이는 정보는 어마어마하다. 뇌는 이 중 중요한 것은 장기 기억으로 보내고, 불필요한 것은 삭제하는 작업을 수면 중에 처리한다.

뇌의 해마(기억 중추)에 임시 저장된 단기 기억들이 대뇌 피질로 이동해 자리를 잡는 과정이 바로 이 시간에 일어난다. 꿈은 이 정보가 정리되는 과정에서 뇌가 기억들을 무작위로 불러오고 재구성하며 생기는 일종의 '데이터 처리 부산물'이다.

시험 전날 공부한 내용이 꿈에 나오거나, 오래 전에 잊고 살았던 사람이 갑자기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다. 뇌가 기억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파일을 열었다 닫는 것이다.

이론 2.

꿈은 감정을 안전하게 처리하는 공간이다

힘든 일이 있던 날 밤, 그 일과 비슷한 장면을 꿈에서 다시 경험한 적 있을 것이다. 불쾌하게 느껴지지만, 사실 그건 뇌가 감정을 처리하는 방식이다.

깨어 있을 때 겪은 강렬한 감정인 공포, 슬픔, 분노를 꿈속에서 다시 체험하면서, 뇌는 그 감정의 신경학적 연결을 다듬고 강도를 낮춘다. 일종의 심리적 완충지대 역할이다.

매튜 워커(신경과학자, 《우리는 왜 자는가》 저자)의 연구에 따르면, 특히 렘수면 중에 이 감정 처리가 활발하게 일어나며 다음 날 깨어났을 때 같은 사건에 대한 감정적 충격이 줄어든다. 악몽을 꾸고 나서 이상하게 기분이 나아진 경험이 있다면 뇌가 제 일을 한 것이다.

이론 3.

꿈은 진화가 만든 생존 훈련이다

꿈속에서 우리는 유독 위험하고 불안한 상황에 자주 놓인다. 쫓기거나, 높은 곳에서 떨어지거나, 시험을 망치거나, 소중한 것을 잃거나.

핀란드 심리학자 안티 레본수오가 제안한 위협 시뮬레이션 이론에 따르면, 이것은 우연이 아니다. 인류가 수백만 년 동안 위험한 환경에서 살아남으면서, 뇌는 실제 위협이 닥쳤을 때 더 빠르게 반응하기 위한 예행연습을 수면 중에 하도록 진화했다는 것이다.

현실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위험 상황을 꿈속에서 반복 경험하면서 뇌가 대처 방식을 연습한다. 공포 영화가 무서운 줄 알면서도 보게 되는 심리와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론 4.

꿈은 뇌가 무작위 신호에 의미를 부여한 이야기다

위의 세 이론이 꿈에 기능적인 의미를 부여한다면, 이 이론은 조금 다른 시각을 제시한다.

1977년 하버드대 신경과학자 앨런 홉슨과 로버트 맥칼리가 제안한 활성화-합성 이론에 따르면, 수면 중에도 뇌간은 주기적으로 무작위 전기 신호를 뇌 전체에 쏘아 올린다. 대뇌 피질은 이 의미 없는 신호들을 그냥 흘려보내지 못하고, 저장된 기억들을 끌어모아 나름대로 이야기로 만들어낸다.

즉 꿈의 기묘한 서사는 뇌가 무작위 신호에 의미를 부여하려는 본능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처음 보는 사람이 나오고, 공간이 갑자기 바뀌고, 앞뒤가 맞지 않는 전개가 이어지는 이유가 여기 있다.

  • 그렇다면 왜 꿈은 이렇게 이상한 걸까

네 가지 이론을 모두 관통하는 공통된 설명이 있다.

수면 중에는 이성적 사고와 논리적 판단을 담당하는 전두엽의 활동이 현저히 저하된다. 반면 감정과 본능을 담당하는 변연계는 매우 활발하게 작동한다. 이성의 필터가 꺼진 상태에서 감정과 기억의 파편들이 뒤섞이니, 현실에서는 말이 안 되는 장면들이 꿈속에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이다.

꿈이 이상한 건 뇌가 오작동하는 게 아니라,

이성이 잠든 사이 감정이 주도권을 잡기 때문이다.

  • 그럼 꿈을 기억하지 못하는 건 괜찮을까

꿈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고 꿈을 꾸지 않는 건 아니다. 우리는 하룻밤에 평균 4~6번 꿈을 꾸지만, 대부분은 깨어나는 순간 빠르게 사라진다. 꿈을 기억하는 능력은 수면의 어느 단계에서 깨어나느냐, 개인의 수면 패턴, 스트레스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 꿈을 기억하지 못해도 뇌는 제 일을 하고 있다.

웰디가 전하고 싶은 말

잠을 자는 동안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꿈을 꾸는 일을 피로의 증거로 여기거나, 숙면을 방해하는 나쁜 것으로 치부하곤 하죠. 하지만 뇌는 잠든 시간 동안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일합니다. 어제의 기억을 선별해 저장하고, 마음을 짓누르던 감정의 무게를 덜어내며, 내일을 위한 동력을 확보하고 있으니까요.

꿈이 때로 기괴하고 파편처럼 느껴지는 건, 뇌가 지금 아주 정교하고 바쁜 정리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오늘 밤 어떤 꿈을 꾸게 되더라도, 그건 우리의 뇌가 오늘 하루를 성실히 마무리 짓고 있다는 신호라고 믿어주세요. 꿈을 꾸고 일어난 다음 날 아침에 나에게 이렇게 말해보세요. '아, 내 뇌가 하루를 정말 잘 정리해주었구나 하고요.

잘 자는 것이 곧 잘 사는 것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오늘 밤, 우리의 뇌가 선물할 하루를 잘 정리하는 시간을 응원할게요.